[전기신문 윤대원 기자] 한국서부발전(사장 박형덕)이 석유코크스를 활용,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블루수소 생산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및 고등기술연구원 등과 함께 ‘석유코크스 활용 수소생산 실용화 기술’을 2025년까지 개발하기로 하고, 수소기술 국산화에 나섰다.
블루수소는 탄소를 발생시키는 수소 추출기술인 그레이수소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추출기술인 그린수소로 넘어가기 위한 중간단계다. 그레이수소에서 발생하는 탄소에 포집·저장·활용(CCUS) 기술을 적용해, 현 시점에서는 아직 먼 이야기인 그린수소 적용까지의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
서부발전에서 이번 블루수소 생산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백창균 디지털뉴딜사업처 처장은 “우리 디지털뉴딜사업처는 에너지전환에 따른 발전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고민과 준비를 하고 있는 부서”라며 “이번 블루수소 기술개발 역시 이 같은 고민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이제 탄소에너지 시대의 종말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석탄과 석유, LNG 등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는 탄소에너지의 시대였죠. 하지만 이제는 탄소에너지의 종말과 함께 수소나 재생에너지 등으로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서부발전 역시 그동안 사업의 주축이었던 석탄화력발전소 폐지를 앞두고 있죠. 우리 처는 이런 부분에서 신기술을 모색하고 수소경제와 신재생에너지 시대를 대비하는 역할을 합니다.”
백 처장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이 같은 에너지전환 분야에서 오랜 시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특히 서부발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영하고 있는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을 활용한 수소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태안발전본부에서 추진하는 해양바이오수소 플랜트는 IGCC에서 생산되는 합성가스와 해양 미생물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서부발전이 이번에 수행할 계획인 석유코크스를 활용한 블루수소 추출 역시 IGCC 운영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IGCC를 통해 석탄을 합성가스로 만들 때 수소가 25%, 일산화탄소(CO)가 60% 가량 생성됩니다. 이 합성가스에서 그대로 수소를 분리시키면 그레이수소가 만들어지는 셈이죠. IGCC 설비를 수소생산설비로 쓴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8만6000t의 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기술을 활용, 수소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한다면 그대로 블루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석유 부산물인 석유코크스를 활용하면 국내에서 연간 130만t 가량이 배출되는 찌꺼기를 깨끗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IGCC 기술을 베이스로 친환경 에너지 생산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IGCC를 활용해서 이미 석탄을 이용한 가스화를 상용화했으며, 최근에는 해양바이오수소를 이용한 수소화까지 2차 과제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석탄코크스를 활용, 총 3가지 수소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셈이죠. 이 모든 것들은 세계에서도 유래없는 기간인 5000시간 무사고 운전을 기록한 서부발전의 안정적인 IGCC 기술이 배경이 됐습니다. 이 기술을 잘 다듬으면 석유코크스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인 중동 등에도 기술을 수출할 수 있을 거란 기대까지 하고 있습니다.”
백 처장은 석탄코크스 기술개발을 통해 추후 해외시장 진출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에서 연간 130만t, 세계적으로는 해마다 1억3000만t 이상의 석탄코크스가 발생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지역들을 대상으로 수소를 추출할 수 있는 플랜트를 수출한다면, 해외시장으로 영역을 넓힘과 동시에 수소생산과 석탄코크스 처리까지 1석 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IGCC는 사업 초기까지만 해도 신에너지 설비로 주목받았지만 최근 발전시장에서 ‘탄소제로’가 목표가 되면서 다소 관심이 주춤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그동안 해 온 수소 분야에서의 기술개발과 이번 석탄코크스를 활용한 블루수소 생산기술 개발을 통해 IGCC의 의미를 수소 산업에서 재발견했다는 측면에서 많은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했듯 우리는 탄소에너지 종말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게 우리 발전사의 책무가 아닐까요. 앞으로도 서부발전은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을 바탕으로 보다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할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